세계 각지의 차이나타운은 전혀 이질적인 서양문화, 그리고 해당 국가의 고유문화와 어우러져 당당히 그 나라
일상에 한축을 담당하며, 사회, 경제, 문화 전반에서 넓게 펼쳐져 자리잡고 있다.
인천 차이나타운도 그 예외가 아니었고, 한국에서 만나는 같고, 또 다른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.
뿌옇게 찌푸린 어느 일요일 오후에 찾아간 인천 차이나타운은 많이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거리는 한산하였으나, 좀 더 여유있고, 좀 더 가까이 차이나타운에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.
뭐가 다른거지? 뭔가 다르긴 다른데...차이나타운을 그 명패와 패루, 그리고 큰 거리 간판만으로 그 자리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.
수차례 방문한 이 곳이지만, 이번처럼 진지하게 차이나타운을 돌아보지 못하였으나, 아! 알겠다...
선홍빛의 선명한 붉은색의 진함과 더불어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간체, 번체차의 중국어 간판이 이 곳이
인천 차이나타운임을 선명하게 증명하고 있었다.
하나하나 그 커다란 간판만을 모아 놓은 사진을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이 곳이 차이나타운임을 증명한다.
다양한 볼거리, 먹거리가 있는 차이나타운이지만, 이번 방문에는 그 선홍빛 간판들과의 조우가 매우 인상에 남는다.
중국어를 조금 아는 사람이면, 간판의 음운과 뜻을 헤아리는 재미가 차이나타운의 방문을 더욱 즐겁게 한다.
# 훠궈따왕, 훠궈는 중국식 샤브샤브 요리, 따왕은 대왕이라는 뜻이니 훠궈(샤브샤브)만큼은 차이나타운의
넘버원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살짝 엿보이는 가게이다. 중국 사천식이라 하니 좀 매울 수 있겠다.
# 평안부귀, 집안이 평안하고 부와 재산을 모으라는 사자성인인듯 하다. 성어자체에서 부와 건강을 중시하는
중국 사람들의 오랜 마음을 읽을 수 있다.
# 본토교자, 본토는 중국일 것이고, 교자는 우리말로는 만두라 생각하면 된다. '중국만두 전문점이겠구나!'
하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. 물론 아래 현수막에는 일반 중식당의 그것들도 다 요리한다고 쓰여 있다.
# 자장명의 전설, '공화춘', 명필이다, 전성기 때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기품이 높고, 힘있게 쓸
필체다.
# 제 2패루 옆에 위치하고 있는 '연경' 중식당, 연경은 북경의 옛 지명이다. 북경에 가면 연경맥주도 있고.
# 공화춘, 차이나타운의 랜드마크, 제 1패루를 따라 곧장 오르면 그 정점에 있는 중식당. 필체가 원조와 똑같다.
# 원조 중국요리 자금성, 중국의 역대 왕조가 호령하던 북경 고궁의 다른 이름, 여기서는 음식점명이다. 흠.
# 도자기를 조금 아시는 분는 다 아는 중국 경덕진, 경덕진의 도자기 용품은 판매하는 상점이다.
# 청일조계지로 가는 길에 만난 상해대주루, 대주루는 큰 음식점(술집)을 일컫는 중국어이다. 거리 한켠에
홀연히 서 있어, 영화세트장인줄로 착각했다, 역시 음식점이다.
# 대창반점, 반점은 흔히 호텔이나 숙박에서 쓰이나, 한국에서는 중국집의 이름의 대명사로 '식당'을 의미한다.
붉은 간찬이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선명하게 비추어 진다. 오늘의 베스트 포토!
차이나타운의 간판을 둘러 보는 것 많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고, 재미를 더욱 더한다.
이 외에도 (양)귀비치파오의 중국 전통 복장 가게도 보이고, 새삼 중국어를 배워둔 것이 이리 제 실력을 발휘하는
때가 언제였던가 싶다.
맛있는 음식, 기묘한 살거리와 더불어 인천 차이나타운의 붉은 간판은 차이나타운 그 자체를 더욱 빛나고 독특한
문화공간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한다.
@ 연안부두, 2008.12.21